위키트리의 뉴스를 보니 올해 수능에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을 다룬 기술 지문이 나왔다. 이 지문의 난이도와 변별력으로 논란이 있는 모양이다. 허나 난이도와 변별력이 적정한지는 언어영역 지문 전체, 문제 난이도, 교육 과정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내용이므로 이에대한 언급은 할 수가 없다.
현실에서 보는 번역투를 빼면 남는게 없는 기술 관련 글보다는 훨씬 낫다. 하지만 훌륭한 글은 아니다. 다소 부끄럽지만 첫 두 문단에서 눈에 밟히는 점을 고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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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기, 채널, 수신기로 구성된 디지털 통신 시스템은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부호화 과정을 거친다. 영상, 문자 등의 데이터는 특정 기호 집합에 있는 기호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 기호 집합 {a, b, c, d, e, f}에서 기호를 조합한 add, cab, beef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정보량은 어떤 기호의 존재를 알았을 때 얻는 정보의 양이다. 특정 기호의 발생 확률이 높으면 정보량은 낮고, 반대로 확률이 낮으면 정보량이 많아진다. 기호 집합의 평균 정보량을 계산한 값을 엔트로피라고 하며 모든 기호의 발생 확률이 동일하면 엔트로피는 최대가 된다.
송신기는 기호를 부호로 변환하며 세부적으로는 소스 부호화, 채널 부호화, 선 부호화를 거친다. 소스 부호화는 기호를 0과 1로 이루어진 부호로 변환하는 과정으로 데이터를 압축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어떤 기호를 부호로 변환한 결과가 '110'이라고 하자. 여기에서 0 또는 1을 비트라고 하며 이 부호의 비트 수는 3이 된다. 이때 기호 집합의 엔트로피는 기호 집합에 있는 기호를 부호로 표현하는데 필요한 평균 비트 수의 최솟값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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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친 글이 무조건 좋은 수능 지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수능 지문은 나름의 목적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현실에서 보는 기술 관련 글이나 번역문이라면 수능에 나온 지문보다는 이게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