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 3년"의 의미
흔히 유럽 박사학위 공고에 3년짜리 코스라고 나오는데, 이는 입학한지 3년 뒤에 땡! 하고 졸업이 되어서 PhD를 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보통 대학원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A.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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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박사과정 학생인 상태. 교수에게 연구지도를 받도록 되어있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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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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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논문=학위논문 Writing-up stage. 공식적으로 연구지도는 끝남. 이 기간은 대략 3개월쯤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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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박사 학위논문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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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준비, 놀기, 디펜스 준비 등. 논문 심사 위원이 논문을 읽어야하므로 2달정도 시간이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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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박사 학위논문 심사 = 디펜스. 이게 끝난 날 사람들이 막 뫄뫄 박사라고 불러주며 축하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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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으면, 학위 논문을 마지막으로 열심히 고침. 대충 2달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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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박사 학위 논문 최종본 제출. 이제 공식적으로 박사학위를 보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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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봄이건 가을이건, 여하간 학교 졸업식. 학위복입고 사진찍는 날]---
그리고 공고에서 나오는 기간은 [A. 입학]에서 [B]까지의 기간이 3년이라는 말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등록금과 생활비를 제공해주며 그 결과 연구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총 3년이라는 말입니다.
다시말해 3년 이상 줄 돈은 없다는 말입니다.
짧은 박사과정의 장단점
아무튼 학위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것은 아니죠. 세상은, 정확히는 고용주는, 박사과정 학위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단 취직을 하고 나면 새로운 지식을 쌓기는 어렵고, 따라서 실력을 키우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박사를 졸업하는 순간에 갖고있는 스펙이나 능력치가 갖는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따라서 졸업 시점의 능력치를 비교한다면 당연히 1-2년 더 길게 대학원 다니는게 좋겠죠. 이렇게 보면 짧은 기간이 장점만은 아닙니다.
목표가 미국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라면 미국 대학원이 유리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려면 회사에 합격하는 것만큼이나 비자가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비자가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면 상대적으로 미국 취직이 쉬워집니다. 미국에 있으면 미국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기회가 훨씬 많고, 회사에서 비자 스폰서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자리를 얻을 확률이 확 올라갑니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대학원 졸업생은 OTP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첫 일단 비자문제없이 취직이 가능하고, 그 뒤에 H1B로 전환하는 연착륙이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H1B를 받아야하는데 일단 추첨을 통과해야하니 운이 좋아야하고 (요즘은 대략 1:3 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추첨이 연 1회뿐이라 타이밍이 잘 맞아도 몇달, 잘 안맞으면 1년이 훌쩍 넘게 기다려야합니다. 그렇다면 회사입장에서는 비자때문에 입사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가능하다하더라도 시간이 한참 걸리는 사람에게 오퍼를 주는 것인데, 그러려면 실력이 훨씬 더 뛰어나야합니다.
이 과정을 피하려면 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피논문 피인용 횟수등을 고려하여 발급해주는 O-1 비자가 있습니다. 다만 충분한 피인용 실적이 있어야합니다. 또는 미국에 있는 회사의 다른 나라 지사(예: 런던, 서울 등)에서 1년동안 근무하면 주재원 비자(L-1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이야기가 잘 된다면 비자발급 자체는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미국 국외에 지사가 있고 거기에서 일을 해도 되는 (예컨대 본인이 지원하는 직종이 연구직이라면 연구인력이 미국과 유럽에 모두 있는) 상황이 맞아야하죠. 역시 선택가능한 보기가 줄어듭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미국 취직에서 비자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니 자세히 알아봐야합니다.
글을 마칩니다. 많은 도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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